A MIND WALK
삼세영 기획전

Source
삼세영 미술관
Description
-
2023년 삼세영의 세번째 전시는 섬유공예 작가 조하나와 함께한다.
섬유는 태초에 식물의 줄기나 잎 등을 이용하여 옷감을 만들어 사용했던 것을 시작으로 한다. 신체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역할부터 권위나 표식 혹은 액운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옛 여인들은 섬유를 이용한 손바느질이나 손자수로 이어진 규방공예를 통해 억압받고 자유롭지 못했던 상황에서, 내면을 표현하고 예술적 욕구와 고립의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이를 사용했다.
조하나 작가에게도 섬유공예 혹은 바느질은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를 정리하는 정신적 치유의 한 방편이 되었다고 한다. 완성된 하나의 형태가 되어가는 과정을 볼 때는 정신적 쾌감과 상실된 자아의 존재성마저 느끼게 해주었다고 한다. 이번 “마음 산책” 전시는 작업 과정에서 느낀 작가의 치유의 경험이 녹아 있는 전시이다.
작가의 작품은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축소판 같다. 굽이 굽이 이어진 험준한 산의 형상을 보여주면서도 자연과 가까운 소재들을 만지고 보고 있노라면 나를 한없이 품어 줄 대지의 기운마저 느껴진다. 이번 전시 “A Mind walk(마음산책)”는 작가와 같이 자기 자신을 다독이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전시이다. 역동적인 작가의 작품과 발 맞추어 즐겁게 걸어보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 그 안에 있는 작가의 섬세하고 정갈한 마음에 함께 하며 작품과 나라는 존재에 온전히 집중하기를 소망한다.
특별히 이번전시는 작가의 [주름장신구: 옛 종이접기와 규방의 지혜를 담다] 출판과 함께 하는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책으로 기록되어 남겨지는 뜻깊은 작품과 함께하는,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심다슬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