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合 [이합 ː ] 

삼세영 기획전


Artist

정채희, 감만지

Description

異合 [이합 ː ]

異_ 다를 이
合_ 합할 합



-
작가

정채희 instagram @jchaehee 

감만지 instagram @gammanzi

| 전시기간:
2025.4.8(화)-4.30(수)
AM 11:00 - PM 6:00
(일, 월 휴관)

| 무료전시
| 마지막 입장: PM 5:30
| 주소: 서울시 종로구 평창 44길 2
| 대중교통 이용 권장
| 문의: 02.391.0333
instagram:@samseyoung_artmuseum 

mail: info@samseyoung.com


 | 전시기획: 심다슬, 이현정

 | 주관: 삼세영 갤러리


-

전시서문


#scene1

어느 날 고구마가 싹을 틔었다. 그 싹은 천장에 길게 늘어진 조명에 닿아 줄기를 뻗어 올라가더니 시들고 말았다. 그런데 그 끝, 초록색 잎파리 하나가 잔존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작은 생명은 말없이 반 년을 더 버텼다.


#scene2

정채희 작가의 작업 공간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경험이 정 작가에게도 놀라운 경험인지라, 그 줄기와 잎파리는 아직도 작가의 공간 안에 존재하고 있다. 이후 감만지 작가를 다시 만났고, 감 작가에게도 고구마 세 개를 선물하였다. 정 작가는 감 작가에게 본인이 겪은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감 작가의 고구마도 뿌리가, 그리고 줄기가 자란다.

이후 두 작가는 자연에 관해 이야기하게 된다. 정 작가에게 자연은 공존하는 존재, 감 작가에게 자연은 본인이 존재하는 곳에 배경이 되는 존재이다.


#scene3

감만지 작가가 학부를 졸업했을 때 일이다. 아르바이트로 갤러리에서 일을 할 때, 정채희작가를 만났다. 막 졸업했던 감 작가는 정 작가를 닮고 싶다는 느낌을 진하게 받았다. 진중한 분위기와 재료에 대한 이해, 전시하는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물며 공들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정 작가만의 태도와 속도를 되뇌었다.


#scene4

정채희 작가는 중견작가이다. 작가는 서양화로 출발했다. 서른아홉 살, 중국 유학길에 만난 '옻'의 매력은 작가를 새로운 길로 인도하였다.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매력적인 그 무언가를 찾는 성향은 전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별히 작가는 전시를 구상할 때 먼저 공간에 채워질 작품을 그려본다. 작가에게 공간은 작업의 근원이자, 작가 그 자체이다.


#scene5

정채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특유의 칠화 작업과 도자 혹은 지류로 만든 입체작업, 그리고 드로잉 등의 작품을 보여준다. 옻칠을 주요 매재로 하여, 달걀껍데기를 비롯해 자연에서 추출한 재료들을 통해, 자연의 일부로서의 삶, 그리고 그 길을 표현해가는 수행과 같은 작업과정. 이는 작가의 숙명과도 같아 보인다. 더불어 드로잉, 도자, 설치 등 표현매체의 다양함은 인생 속 여러 상황들을 전달한다.


#scene6

감만지 작가는 청년작가이다. 작가는 사랑과 온정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간다. 작가의 작품 속 인물은 작품을 보는 관람객과의 공감을 위해 인물을 특정하여 그리지 않는다. 익숙한 듯 낯선, 작가의 작업은 동화적 느낌과 어릴 적 기억으로 이어지며 관람객들과 작가의 기억을 상기시킨다.


#scene7

감만지 작가 작업의 베이스는 먹이다. 갈 필로 그려진 선은 자유롭고, 붓 혹은 자연물로 색다른 느낌의 터치를 표현한다. 캔버스는 혼합재료를 바르고 물 사포질을 하는데 이때 사포와 그라인더로 여러 공정을 거쳐 진행한다. 이는 일반적인 캔버스보다 부드러운 캔버스를 만들어 관람객이 작가의 의도에 더욱 다가가게 한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며 작업을 상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sence8

감만지 : 왜 저는 지금 이때 이 전시를 하게 되었을까요?

변화와 불안 앞에 묵묵히 걸어가던, 감만지 작가의 한마디에 한 발자국 먼저 가고 있는 정채희 작가가 말한다.


정채희 : 그런 걸 생각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작가로서 좋은 마인드야.

작가라면 필요할 감 작가의 고민에 격려하며, 다독여주는 선배이자 동료인 정 작가가 함께 있었다.


더불어 정 작가도 본인이 지나온 고민의 흔적을 서로가 나누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이 자리가, 다름을 인정한 어우러짐의 자리라는 것에 이 전시의 자연스러운 합이 이루어졌다.


#sence9

서문을 쓰고 있는 지금 3월에 때아닌 눈이 내리고 있다. 전시를 끌고 가야 하는 큐레이터인 나도 가끔은 불안한 마음으로, 가끔은 평온한 마음으로 쉬지 않고 그 길을 걸어가며, 정답이 없는 외로움에 몸서리치기도 한다.

이는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라 생각한다. 이 전시는 두 작가의 합을 통해, 자기만의 길을 가는 그들에게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누군가는 응원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하고자 한다.


-큐레이터 심다슬




異合 [이합 ː ] 

삼세영 기획전

Title

異合 [이합 ː ] 

Artist

정채희, 감만지

Description

異合 [이합 ː ]

異_ 다를 이
合_ 합할 합



-
작가

정채희 instagram @jchaehee 

감만지 instagram @gammanzi

| 전시기간:
2025.4.8(화)-4.30(수)
AM 11:00 - PM 6:00
(일, 월 휴관)

| 무료전시
| 마지막 입장: PM 5:30
| 주소: 서울시 종로구 평창 44길 2
| 대중교통 이용 권장
| 문의: 02.391.0333
instagram:@samseyoung_artmuseum 

mail: info@samseyoung.com


 | 전시기획: 심다슬, 이현정

 | 주관: 삼세영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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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서문


#scene1

어느 날 고구마가 싹을 틔었다. 그 싹은 천장에 길게 늘어진 조명에 닿아 줄기를 뻗어 올라가더니 시들고 말았다. 그런데 그 끝, 초록색 잎파리 하나가 잔존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작은 생명은 말없이 반 년을 더 버텼다.


#scene2

정채희 작가의 작업 공간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경험이 정 작가에게도 놀라운 경험인지라, 그 줄기와 잎파리는 아직도 작가의 공간 안에 존재하고 있다. 이후 감만지 작가를 다시 만났고, 감 작가에게도 고구마 세 개를 선물하였다. 정 작가는 감 작가에게 본인이 겪은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감 작가의 고구마도 뿌리가, 그리고 줄기가 자란다.

이후 두 작가는 자연에 관해 이야기하게 된다. 정 작가에게 자연은 공존하는 존재, 감 작가에게 자연은 본인이 존재하는 곳에 배경이 되는 존재이다.


#scene3

감만지 작가가 학부를 졸업했을 때 일이다. 아르바이트로 갤러리에서 일을 할 때, 정채희작가를 만났다. 막 졸업했던 감 작가는 정 작가를 닮고 싶다는 느낌을 진하게 받았다. 진중한 분위기와 재료에 대한 이해, 전시하는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물며 공들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정 작가만의 태도와 속도를 되뇌었다.


#scene4

정채희 작가는 중견작가이다. 작가는 서양화로 출발했다. 서른아홉 살, 중국 유학길에 만난 '옻'의 매력은 작가를 새로운 길로 인도하였다.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매력적인 그 무언가를 찾는 성향은 전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별히 작가는 전시를 구상할 때 먼저 공간에 채워질 작품을 그려본다. 작가에게 공간은 작업의 근원이자, 작가 그 자체이다.


#scene5

정채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특유의 칠화 작업과 도자 혹은 지류로 만든 입체작업, 그리고 드로잉 등의 작품을 보여준다. 옻칠을 주요 매재로 하여, 달걀껍데기를 비롯해 자연에서 추출한 재료들을 통해, 자연의 일부로서의 삶, 그리고 그 길을 표현해가는 수행과 같은 작업과정. 이는 작가의 숙명과도 같아 보인다. 더불어 드로잉, 도자, 설치 등 표현매체의 다양함은 인생 속 여러 상황들을 전달한다.


#scene6

감만지 작가는 청년작가이다. 작가는 사랑과 온정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간다. 작가의 작품 속 인물은 작품을 보는 관람객과의 공감을 위해 인물을 특정하여 그리지 않는다. 익숙한 듯 낯선, 작가의 작업은 동화적 느낌과 어릴 적 기억으로 이어지며 관람객들과 작가의 기억을 상기시킨다.


#scene7

감만지 작가 작업의 베이스는 먹이다. 갈 필로 그려진 선은 자유롭고, 붓 혹은 자연물로 색다른 느낌의 터치를 표현한다. 캔버스는 혼합재료를 바르고 물 사포질을 하는데 이때 사포와 그라인더로 여러 공정을 거쳐 진행한다. 이는 일반적인 캔버스보다 부드러운 캔버스를 만들어 관람객이 작가의 의도에 더욱 다가가게 한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며 작업을 상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sence8

감만지 : 왜 저는 지금 이때 이 전시를 하게 되었을까요?

변화와 불안 앞에 묵묵히 걸어가던, 감만지 작가의 한마디에 한 발자국 먼저 가고 있는 정채희 작가가 말한다.


정채희 : 그런 걸 생각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작가로서 좋은 마인드야.

작가라면 필요할 감 작가의 고민에 격려하며, 다독여주는 선배이자 동료인 정 작가가 함께 있었다.


더불어 정 작가도 본인이 지나온 고민의 흔적을 서로가 나누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이 자리가, 다름을 인정한 어우러짐의 자리라는 것에 이 전시의 자연스러운 합이 이루어졌다.


#sence9

서문을 쓰고 있는 지금 3월에 때아닌 눈이 내리고 있다. 전시를 끌고 가야 하는 큐레이터인 나도 가끔은 불안한 마음으로, 가끔은 평온한 마음으로 쉬지 않고 그 길을 걸어가며, 정답이 없는 외로움에 몸서리치기도 한다.

이는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라 생각한다. 이 전시는 두 작가의 합을 통해, 자기만의 길을 가는 그들에게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누군가는 응원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하고자 한다.


-큐레이터 심다슬